유언장 쓰기.

2023. 9. 26. 15:59주저리같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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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새부터 취미가 유서쓰는게 되어버렸다.

어렸을땐 몰랐던, 친한 사람의 갑작스런 부재가 나이 들어감에 더 크게 다가왔다.

아, 내가 언제든 죽을수 있겠구나. 하고,
생각을 하니, 지금 내가 하고 있는 것들이 과연.
내가 끝을 낼 수있을까,
내가 내 마지막을 정리하고 갈 수있을까.
또..제일 중요한 내 반려를 좋은 사람에게 보내고 갈 수있을까.

뭐 이런저런 생각에 답이 안나왔다.
뭐든 해보자 싶어 쓰기 시작한게 유서.
컴퓨터나 폰을 이용하면 내가 아니게 될까봐.
매주 또는 생각나는데로 고치고 더하고 빼고, 직접 볼펜으로 쓰는데...

기분이 참 묘하다.

유언장이 더 이상 고칠게 나오지 않는다면 변호사 공증하려고 한다.

유언장을 보면, 내가 열심히 산건지 아닌지 모르겠다. 

그냥 흐르는대로 살았던거 같기도 하고, 악착같이 지키려고 버티다, 스트레스로 머리가 하얗게 세기도하고, 뭐, 보통의 남들도 그럴것이다.

특별한건 뭐 없다.


그냥 내가 하던거 마무리는 육하원칙으로 쓰고,
집에 있는 물건들중 팔꺼와 버릴꺼 정리해두고,
별로 모으지 못했지만 통장별로 유산은 어떻게 할지,
내 반려가 살아갈곳은 어떻게 할지.
다른건 걱정없는데..반려의 문제가 가장 크다.
내가 죽으면 대신 봐줄 다른 가족에게 케어방법을 알려주면서 부탁하는게 다인데. 참 미안하기도 하다.

그래서 되도록 몸이 갑자기 아파져도 정신력으로 어떻게든 버텨보려 한다.
정말 무지하겠지만.

내 반려 행복하게 살다가 잘 보내주고, 죽고 싶거든.

내 마지막 목표. 열심히 해야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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