잘 지내.

2022. 8. 6. 18:30주저리같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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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전에 매우 각별했던 친구가 떠났다.
늘 언제나 내일은 없을거라고 당연하다는듯 또는 아무렇지않게 덤덤하게 얘기하던 친구가..갔다.

약속 잡지 않아도 그저 생각없이 발이 가는대로 가면 꼭 보던 녀석
아직도 믿기지 않아서 그 친구랑 함께 했던 시간이 그 모든게 기억에 남아서, 시간이 지나 한때 이랬었지 하고 혼자 추억해야만 한다는게..

어릴때부터 녀석은 늘 그렇게 말했다.
나는 얼마 못 살아, 빠르면 30대 초반에 늦어도 마흔살에 이세상에 없을거야라는 말을 당연하다는듯 했다.
그럴때마다 나는 그말이 진짜가 될까봐, 농담처럼 또 어떨땐 다른말로 넘겼는데
티라도 내지, 아프다는 말도 없이 떠났다.

오래전 내가 일했던 병원에서, 가족 친인척 하나 없던 녀석이 아무에게도 말 안하고 병을 숨기고 있다가 그렇게 떠났다.

그 날 병원에서 온 전화가 처음엔 전직장이니까 잘못온건가 하고 무시했는데, 바보같이 왜 빨리 받지못했는지.

두번째 온 전화에 무심코 받은 폰에 병원에서는 남아있는 연락처가 내 폰번호 뿐이라서 마지막을 어떻게 할거냐는 전화가 아직도 가슴에 박혀있다.

보내기 싫어서 질질 끌다싶이 했다. 시간이 이렇게 빨리 갈줄이야. 일주일이 지났는데도..
네가 원하는대로 다 하고 왔는데도, 나는 너에게 못해준거만 생각나는데.
너는 어떤지...원래 꿈 안꾸는데, 꿈에라도 나왔으면 꿈에 나와줬으면 좋겠다.


어릴때부터 그랬지. 만약 오래오래 살게되면 가족이 되어달라고. 멋지게 프로포즈 할테니까 시집가지말고 일단 지켜봐달라고...그런데 지키지도 못했네.

난 환생 같은거 안 믿는데, 네가 말 했으니까 생각해볼께.

다음 생이 있다면 가족으로 나온다면 따뜻한 가족이 되어주겠다고, 가족이 아니라면 노력해서 가족같은 사이가 되겠다고..약속하니까

그곳에서 마음 편히 잘 살고있어.
오래걸릴거야.
내가 하고싶은거 다 하고 살라고 했지.
네 말대로 다 하고 웃으면서 갈테니까
부탁할게, 네가 좋아하던 내 반려들이랑 놀면서 기다려주라.

시간이 많이 걸릴거야. 나 할거많은거 알지..
답답하면 너 먼저 태어나도 나 화 안낼게. 어떻게든 알아보겠지..
기다려주면 꼭 안아줄테니까.

그곳에서 잘 지내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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